청와대가 '경무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
경무대가 위치한 동네에 효자이발관이 있습니다.
효자이발관은 성한모라고 불리는 순박한 이발사가 주인입니다.
그는 면도사겸 보조로 일하던 처녀 민자를 유혹해 덜컥 임신을 시켜버립니다.
임신은 했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민자를 설득해 아이를 낳고 결혼을 하게 합니다.
그들은 결혼을 하고 1960년 4월 19일 아들 낙안을 낳게 됩니다.
한모는 리어카에 아내를 싣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거리에는 3.15 부정선거를 철회하라는 대규모 집회가 한창입니다.
군인의 발포에 상처를 입은 학생들은 흰 가운을 입은 한모를 의사로 착각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다친 애국 청년들을 리어카에 함께 태우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그는 영웅이 됩니다.
이듬해 1961년 5월 16일 이발관 앞으로 탱크 한대가 지나갑니다.
중고생 삭발령의 조치가 내려진겁니다.
그렇게 이발관은 나날이 번창해갑니다.
이제 시간이 흘러 1970년대가 되었습니다.
아들 낙안이는 초등학생이 되었습니다.
16년을 지켜온 효자이발관의 이발사 성한모.
어느 날 그의 이발관에 청와대 경호실장 장혁수가 찾아옵니다.
간첩 나온다길래 신고했더니 그의 감시정신을 높이 사 모범시민 표창장을 하사합니다.
그렇게 그는 청와대까지 불려가게 됩니다.
대통령 각하의 머리를 깎는 청와대 이발사가 되는데요.
동네사람들은 그를 부러워하며 밤낮으로 아부를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 각하의 머리를 깎으면서 그의 인생은 더욱 꼬입니다.
경호실장이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 대통령 각하의 머리를 깎습니다.
그런 각하의 용안에 가위와 면도날을 들이대는게 너무 두렵습니다.
그리고 마루구스 병으로 설사만 했다하면 간첩으로 의심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하필 그때 낙안이가 줄줄 물똥을 싸기 시작합니다.
우리 아들은 간첩이 아니라며 낙안이를 제 손으로 경찰서에 데려갑니다.
어린 나이에 간첩 용의자가 되어버린 낙안.
과연 이발사 성한모와 낙안은 무사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