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로 당당히 나는 걸어가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약간은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아니...두려운 마음이라기보다 부끄러운 마음이 더할 것이다.
이제껏 교무실이라고 갈때에는 혼나러 갈때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근데 수학 문제 가르쳐 달라고 교무실로 가다니...웃긴 일이다.
교무실 문을 열때 살짝 내 얼굴에 홍조가 띄는 것을 느꼈다.
안되. 이러면 안되.
이래뵈도 나 소라야. 이소라. 이 학교의 여왕이란 말이야.ㅋㅋㅋ
나는 대담하게 교무실 문을 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교무실 안에는 선생님이 분주히 일을 하고 계셨다.
나는 교무실 입구에서 두리번거리며 수학 선생님을 찾았다.
찾았다. 근데 제길..
낭패다..
영어 선생님 바로 옆에 앉아 계셨다.
나는 주저주저했다.
과연 이대로 내 계획을 밀고 나가느냐 최대의 난관에서 그만 포기를 하느냐.
내 계획은 수학 선생님께 수학 문제를 묻는거다.
주저주저하는데 누군가 뒤에서 말을 건다.
"어이 여자 꼴통. 너가 교무실엔 왠 일이야."
뒤돌아보니 국어 선생님이셨다.
국어 선생님께서는 원래 유머가 많고인자하신 분이시다. 그래서 나는 화가 나지 않았다.
"에이. 참나. 내가 무슨 여자 꼴통이에요."
"그럼. 뭐야. 여자 대빵이냐"
나는 국어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었다.
"수학 선생님 뵈려 왔어요."
"헐 수학 대포 선생님 인기가 초장부터 좋은데..."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였다.
"대포 선생."
국어 선생님이 수학 선생님 이름을 불렀다.
수학 선생님과 더불어 영어 선생님도 고개를 돌렸다.
"네."
수학 선생님의 대답에 국어 선생님이 말하신다.
"우리 학교 여자 대빵이 자네 찾아왔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로서 영어선생님께 아무런 문제도 없이 수학 선생님께 갈수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