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많은 한국의 학교 급식시스템이 한 아이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부실한 식재료도 문제지만
학생 한명한명의 체질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아직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있는 급식시스템이 제일 큰 원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도
학교 측은 전혀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한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배급된 급식을 먹다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날 9살 찬희 군이 먹은 급식메뉴는 카레.
원인은카레 속에 30퍼센트 이상이나 들어간 우유였습니다.
찬희 군은 평소 우유 알레르기를 심하게 앓아왔는데
학교 측이 찬희 군의 체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급식을 조리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뇌사상태에 빠진다는 것은 곧 뇌가 죽었다는 의미입니다.
호흡기를 부착하면 숨을 쉴 수 있고 심장도 뛰지만
한번 뇌사상태에 빠지면 다시 깨어날 수 없기에 식물인간으로 살아야 합니다.
아직 9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학교의 부주의로
눈도 못뜨고 움직이지도 못한 채로 호흡기에만 의지한 채 생명을 부지해야 합니다.
부모 가슴은 얼마나 미어질까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선 음식 알레르기가 있거나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일반 급식 외에 특별식단을 짜서 배식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전혀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학교나 어린이집에선 특이체질을 앓고 있는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학교나 어린이집에 아이가 앓고있는 질병이나 알레르기 사항을 전달하지만
이런 전달을 무시하거나 잊어버린 채
아이가 절대 먹어선 안되는 음식을 식단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찬희 군 말고도 얼마 전엔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급식을 먹다 사망할 뻔한 사건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부터는 국가에서 전문 영양사가 각 학교마다 배치되어 그달그달의 급식식단을 고른 영양소로 짜주지만
특이체질을 앓고 있는 소수의 학생들의 건강상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식단을 짜는 것이 문제입니다.
너무나도 불안정한 한국의 급식시스템.......
도시락을 싸갈 수 있는 형편이 못 되는 집의 아이들에겐 너무나도 좋은 급식제도이지만
아이들 개개인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부실한 시스템이 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 불안하면도시락을 싸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부모가 맞벌이이거나 한부모가정인 자녀는 어쩔 수 없이 급식을 먹어야 하기도 합니다.
학교를 운영하는 사람들과 영양사들이 좀더 소수의 학생들을 배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