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응답하라 1994는
섬세한 소품배치 뿐만 아니라, 복선, 인물의 대사, 실감나는
사투리연기로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이 뿐 만이아니라
저는 개인적으로 응답하라1994를 볼 때 마다 한 회씩
나레이션은 있더라구요. 그게 그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의
기분,생각을 알 수 있게 해줘서 좋은 것 같아요.
1화에 삼천포가 했던 나레이션인데요
서울의 첫번째 밤. 그 포근하면서도 서걱거리던 이불의 감촉과
뜨거우면서도 서늘했던 그 밤의 공기를 난 아직도 기억한다.
1994년의 서울이란 내게 딱 그랬다. 분주하지만 외롭고 치열하지만 고단하며
뜨겁지만 차가운 도시.그리하여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도시. 우린 당당히
서울 시민이 되었지만 아직 서울 사람은 될 수 없었다.
2화에 나정이가 한 나레이션이에요. 익숙한 버릇, 익숙한 일상
그리고 익숙한 사람이 어느 순간 낯설어지는 건 딱히
혼란스러울 일 만은 아니다. 어쩌면 그건 새로운 일상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은밀한 신호일지도 모르니까.
나정이가 자신의 친 오빠와도 같던, 쓰레기에 대해 은밀한
감정을 품기 시작했던 순간이죠
3화에 나정이 나레이션이에요. 우린 X세대다. 물론 지금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무장한 또 다른 신인류에 밀려
멸종 해 버렸지만 내 스무살에 우린 인류 역사상
최첨단의 문명을 소비하는 신인류였다.PC통신으로 사랑을 찾고
삐삐로 마음을 전하며 음성 메시지로 이별을 통보하던
우린 역사상 가장 젊은 인류였다.
4화의 나정이 나레이션이에요. 하필이면 만우절이였다.
거짓말 같던 죽음도, 거짓말이 되어버린 고백도, 하필 그랬다.
누구하나 거짓을 말한 사람도 없었고 그래서 누구하나 속은 사람도
없었지만 거짓말에 속은 만우절 바보보다 천만배는 더
처참한 만우절이었다. 때때로 현실은 거짓말보다 잔인하다.
5화 쓰레기의 나레이션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차마 받아 들이기
힘든 진실을 들려줘야 할 때, 차마 죽어도 하기 힘든 말을 건네야 할 때,
딱 한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그 어떤 말주변 보다도 당신을 사랑
하고 있다는 눈빛. 그 하나면 충분하다. 와..굉장히 멋진
말인데요 이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답니다ㅠㅠ 너무 슬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