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원작가의 단편소설 유예, 보러가실까요
주인공은 국군이며 동시에 현재 인민군에게 포로로 잡혀있다.
그렇다. 민족의 참사, 6.25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다.
국군인 주인공의 부대원들은 이미 모두 죽어 홀로 인민군에게 잡혀있다.
인문군은 그에게 몇가지 질문을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를 전향시키기 위해 유예시간을 주었다.
단 한시간의 유예시간.
이게 바로 소설의 시작점이다.
그는 그 시간동안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자신이 전향을 하지 않는다면 인민군은 나에게 어떻게 할까 하고.
그리고는 이내 부대원들의 죽음을 떠올린다.
흰 눈 위에서 서서히 걸어가다가 총살을 당할 것이다.
하얗디 하얀 그 눈 위에 자신의 피가 뚝뚝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아직은 따뜻한 몸이 차가운 눈을 만나겠지.
그는 고뇌하며 갈등한다.
전향을 할 것인가 끝까지 신념을 지켜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그러던 중, 한 청년이 인민군에게 잡혀온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부대원들과 마찬가지로 피살을 당하려한다.
이를 본, 그는 지금까지의 고뇌가 무심하게 행동을 한다.
무의식적으로. 끝없이 점철된 분노가 그의 몸을 장악한다.
그리고 이내 그는 청년을 피살하여는 사수에게 총을 쏜다. 빵!
하지만 시작은 용감했으나 끝은 비참했다.
결국 그는 흰 눈이 소복히 쌓인 둑방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상상한다.
자신이 죽은 후 인민군들은 어떻게 행동을 할까.
과연 그들은 자신의 동족을 죽이고 어떤 생각을 할까. 하고.
이 소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마치 지금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다만 그때는 군사적이었다면 지금은 정치적일 뿐이다.
이 소설의 계절적 배경을 겨울로 한 이유는 아마 여러가지일것이다.
난 그 중 하나를 이렇게 말하겠다.
겨울같이 모든 것이 얼어 서로에게 무자비하게 행동하게 되고 이내 얼어버린 사고는 이를 당연히 받아들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