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은 첫문장이 굉장히 인상깊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가장 처음에 '엄마를 잃어버린지 일주일 째다.'
라는 첫문장이 나옵니다.저는 그 첫문장을 읽자마자
울컥했었습니다. 산처럼 항상 그곳에 있고 말은 없지만
돌아보면 있다고 생각했던 존재인 엄마가 없어졌다는 그 문장이
순간 덜컥 겁이 나게 했기 때문입니다.
첫문장이 말해주듯이 이 소설은 생일 상을 받으러
서울에 올라온 엄마가 갑자기 실종되고 난 다음
엄마를 찾기위해 엄마를 되집어 보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시점이 나 너 그대 이런 식의 시점인데
큰 딸, 큰 아들, 남편, 엄마 본인의 시점으로 전개 됩니다.
저는 친구에게 엄마를 부탁해를 추천할 때
책을 3장 넘기기 시작하고 끝까지 눈물이 멈춘적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자신의 가정을 위해,
자신의 앞 날을 위해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전화 한 통 없이
소홀한 자녀들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공감과 반성을
하지 않을 수 가 없었습니다.
소설에 등장한 엄마는 약한 모습을 내비치지 않으셨습니다.
오랫 동안 두통이 있었고, 그로인해 기억도 가물 가물해 졌지만
자식들은 엄마를 잃어버리기 전까지 그 것을 몰랐죠.
그리고 엄마가 글을 읽지 못하셨던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엄마와 함께 했던 딸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요.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은 마지막 엄마 본인의 시점에서 쓴 부분이
절정인 것 같습니다. 엄마는 결국 죽어서 새가 됩니다.
그리고 새가 되어서 자신이 가고 싶었던 곳은 마음 껏 다니는 데요
작은 딸의 집과 평생 숨겨왔던 마음의 의지처인 곰소의 그 남자네 집
그리고 남편과 아이들 고모가 있는 고향집과
마지막으로 자신이 태어나 자랐던 진뫼 산골 엄마의 엄마집을 갑니다.
그리고 이승과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었고
엄마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Please Look After Mom'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에도 수출다고 합니다. 번역되어 들어오는 외국 작품은 많은 반면
우리나라 도서가 번역되서 나가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요
그만큼 한국 소설의 해외 수출의 의미가 값집니다.
꼭 인기를 누릴 필요는 없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이 따뜻해 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