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더할나위 없이 따스한 봄날에 난 울적한 기분을 달래고자 여행을 계획했다.
고등학교 시절이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여행지는 고등학교 다닐 적 단골 소풍지로 정했다.
바로, 경상남도 창녕군에 위치하고 있는 화왕산이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하필 내가 가는 날이 조금 흐리멍텅한 날씨였다. 이러다 비는 안오겠지, 라는 불안을 안으며 전전끙끙거리며 산의 입구에 발을 딛었다. 봄이라 그런지 벚꽃이 만개한 산책로와 같았던 화왕산.
화왕산은 해발 756.6m로 별로 그렇게까지 높은 어마어마한 산은 아니다.
만약 그런 산이었다면 난 아마 다른 곳을 택했을 것이다^^;; 화왕산 정상에는 5만여 평의 억새밭이 활짝 흐드러지게 펼쳐져있다. 몇년 전에는 그 곳에서 산불이 나 인명피해도 있었지만... 그 후 억새축재는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화왕산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곽재우가 왜군의 침입을 막던 격전지인 화왕산성이 있다.
이는 1963년에 사적 제 64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또한 화왕산 정상에는 창녕 조씨와 관련된 전설이 있는 연못과 비석도 있다.
여러가지 문화재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있는 화왕산에 가기 위해 나는 화왕산 옥천리 매표소에서 출발하기 시작했다.
4월 봄날 길가에 나란히 쭉 늘어진 벚나무의 연분홍색깔의 벚꽃이 무수히 흩날리는 정취있는 풍경!!!!!
난 입을 다물지 못하며 왜 그땐 이 길이 그렇게나 싫었을까를 생각하며 회의와 낭만에 젖어 있었다.
내 주변에는 가족끼리 온 등산객들도 많았다. 그들을 보며 나도 부모님과 함께 올걸... 하고 잠시 후회도했다.
소풍에 온 것 처럼 난 올라가며 음료수도 마시고 종종 쉬면서 과자도 먹었다.
그리고 지친 다리를 잠시 쉬게 하기 위해 바위 위에 앉았다.
바위 너머로 보이는 나무들이 어쩜 그리도 올곧고 멋스러운지. 감성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추억이 그리워졌다.
높이 서 있는 소나무들 속을 지나가면서 자연의 정취를 잔뜩!!!! 만끽했따.
아스팔트로 되어 있는 인공적인 길을 벗어나고 자연 길을 걸으며 다리에 푹신푹신함을 느끼게해주었따^^*
흙과 돌로 어우러진 흙 길, 자연길을 걸어 올라가며 산 중턱에 올라섰다.
힘들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옮겨가며 산 정상에 도착했다.
주위에 펼쳐진 노란 황금색 억새밭이 산 전체를 뒤 덮은 광경이 보였습니다.
산 아래까지 넓게 펼쳐진 경관을 보면서 야호!!!!!!라고 외쳤는데 어쩐지 주면 사람들 눈빛이 조금^^;
저 멀리 작게 보이는 마을을 지나쳐, 내 친구 집은 저기고 우리 학교는 어디에 있나 하고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산 정상에서 도시락을 꺼내 맛있게 나눠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습니다.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과 조금씩 내리는 비를 막기 위하여 우산까지 써야 했지만.
하산을 때가 되어 비닐 봉지를 꺼내 쓰레기를 주워 넣었다. 주변에서 나 같이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조금 기분은 그랬다. 봄 소풍 때는 짜증 냈던 길이 이제는 정겹고 또한 아름다웠습니다.
동시에 내가 살았던 고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또한 조금은 힘들었지만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